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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문 | |
| 선고일 | 2015. 04. 24. |
| 사건번호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합1401 |
| 사건명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사기, 의료법위반 |
| 쟁점 | 비의료인과 의료인의 공모에 의한 의료기관 개설행위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의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행위가 각 법률위반인지 여부 |
| 관련판결 | |
| 항소/상고요지 | |
| 사실관계 | ① 피고인 A는 사단법인의 명의를 빌려 AO의원을 운영한 것으로, 2009. 1. 16. 의료법 위반죄가 인정되어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후, 위 의원을 계속하여 운영할 방법으로, 2009. 7. 9. 경 피고인 B에게 매월 1,700만원의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공모하여, 의료기관을 개설, 2009. 12. 8. 경까지 운영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 합계 373,029,639원을 지급받음(판시 제1의 가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 ② 피고인 A와 B는 2009. 12. 9. 경 위 병원을 ‘AP’병원이라는 명칭으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하고, 2010. 3. 2. 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합계 251,716,54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음. ③ 피고인 A는 피고인 C를 고용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2010. 3. 3. 경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2014. 8. 경까지 합계 8,990,121,890원을 요양급여비로 지급받음(판시 제1의 나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 ④ 피고인 A는 피고인 D를 매월 1,000만원의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같은 방법으로 2011. 12. 20. 경부터 2012. 12. 11.경까지 합계 571,710,170원을 지급받음(판시 제1의 다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 ⑤ 피고인 E는 2012. 12. 12. 경 피고인 A로부터 병원을 인수한 다음, 피고인 F에게 매월 1,800만원의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의료기관 개설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면서 2013. 11. 6. 경까지 합계 639,174,78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음(판시 제2의 가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 ⑥ 피고인 E는 2013. 11. 7. 경 피고인 G를 매월 1,200만원의 급여를 조건으로 고용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고, 2014. 8. 경까지 합계 514,548,14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음(판시 제2의 나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 |
| 내용 | 피고인 A를 판시 제1의 가 죄에 대하여 징역 10월, 판시 제1의 나, 다 죄에 대하여 징역 3년에, 피고인 B는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는 징역 2년 6월의 집행유예 3년, 피고인 D는 징역 1년 6월의 집행유예 2년, 피고인 E는 징역 2년 6월의 집행유예 4년, 피고인 F는 징역 1년 6월의 집행유예 2년, 피고인 G는 징역 1년 6월의 집행유예 2년. |
| 변호인 주장 | ① 이 사건에 해당하는 병원이 의료인이 아닌 피고인 A, E에 의해 개설되기는 하였지만, 실제 환자를 진료한 자는 의료인인 피고인 B, C, D, F이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 수령한 행위는 사기죄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가 되지 않음. ② 피고인 F는 법률의 부지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서는 환자가 공소사실의 병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을 것이므로 사기죄에 있어서의 재산상 손해가 없었음을 주장함. ③ 또한 피고인 F는 의료인으로서 병원개설과 환자 진료에만 관여하였을 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고 지급받는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함. |
| 법원의 판단 | ① 의료인이 아닌 피고인 A가 의료인인 B, C, D,와 공모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행위는 피고인 A, B, C, D, 각각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 형법 제30조에 해당하고, 의료인 아닌 피고인 A가 피고인 B와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행위와 관련하여서는 각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 피고인 C, D와는 각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 위반에 해당함. ② 의료인이 아닌 피고인 E가 의료인인 피고인 F, G,와 공모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행위는 각각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 형법 제30조 위반에 해당하고, 피고인 E가 피고인 F, G 와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행위는 각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 위반에 해당함. ③ 특히, 의료인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였지만, 실제 환자의 진료는 의료인이 하였으므로,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대한 위 사기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관계 법률의 규정 내용과 그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비의료인이 개설, 운영한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실시하였더라도 그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더욱이 국민건강보헙공단으로서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임을 알았다면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음. ④ 또한, 피고인 F의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 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들은 이 사건 병원이 아니라도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서는 그에 상당하는 요양급여비용을 어차피 부담하였을 것이므로, 재산상 손해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나,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었다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등 참조)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음. ⑤ 다음으로 피고인 F는 법률의 부지를 들고 있지만, 법률의 부지는 범죄의 성립을 방해하는 정당한 사유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F의 의료경력이나 경험 등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음. ⑥ 피고인 F는 피고인 E의 병원개설에 있어 명의를 대여해 주고, 환자의 진료만 했을 뿐 요양급여비용에는 관여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방조범을 주장하지만, 오히려, 피고인 E와 공소사실에서의 편취행위를 기능적으로 분담하여 사기 범행에 공모 |
| 해설 | 1.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이 의료법에 위반하는지 여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사, 한의사, 조산사 등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 단체 등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격을 엄격히 정하고 있고, 이에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는 제87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료법상의 의료기관 개설은 의사 등 신분(자격)있는 자만이 할 수 있고, 신분없는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면 처벌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의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하여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 모르는 국민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는데 있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7245) 이와 관련하여 의료인이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가담한 경우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소위 소극적 신분의 공범성립에 대한 문제로 우리 형법은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다만 우리 대법원은 의료인(신분 있는 자)이 의료인 아닌 자(신분 없는 자)와 공모하여 의료법상의 무면허의료행위(의료법상 신분없는 자만이 처벌받음)를 한 경우 무면허의료행위의 공동정범의 책임을 부담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등(대법원 1986. 2. 11. 선고 85도448 판결) 소극적 신분의 경우에도 형법 제33조(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의 규정을 적용한다)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비의료인뿐만 아니라 의료인이라 할지라도 무자격 의료기관개설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2.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행위가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에 한해 요양급여를 실시하도록 요건을 엄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은 불법의료기관으로 요양급여를 청구할 자격이 없다. 의료법에 따라 적법한 의료기관 아닌 자가 요양급여를 청구한 경우에는 자격요건을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의사가 있다 할 것이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비용명세서를 제출하게 되면 기망행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를 심사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하면 공단이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게 되는데, 이 때 피기망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되고 공단은 피해자가 되는 전형적인 삼각사기가 된다고 할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착오에 빠져 심사결과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하고 공단이 그 비용을 불법의료기관에 지불한 경우에는, 해당 착오 및 처분행위와 기망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우리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기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3. 대상판례의 해설 대상판례의 사실관계를 보면 피고인 A는 의료인 아닌 자로서 의료인B, C,D와 공모하여 순차로 병원을 개설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사실이 있고, 피고인 E는 피고인 A로부터 병원을 인수한 후, 의료인 F,G와 공모하여 순차로 병원을 개설하고 역시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사실이 있다. 검사는 의료법 위반에 대해서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 및 제87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기소하였고, 요양급여비용의 부당청구에 대해서는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아니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가법이라 함)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를 적용하였다. 특경가법 제3조 제1항은 사기, 횡령, 배임 등의 재산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규정인데, 피고인들은 각 이득액에 따라 5억이상 50억미만인 경우에는 3년이상의 유기징역(제2호), 50억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제1호)에 처해질 수 있다. 변호인은 피고인 A,E 가 의료인 아닌 자로서 병원을 개설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였으므로 요양급여비용의 부당청구는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은 불법의료기관으로서 요양비용을 청구할 수 없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도 해당 사실을 알았다면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해법원도 이점을 이유로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한편 피고인F의 변호인은 환자들이 문제가 된 F의 병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을 것이 분명하고, 건강보험공단도 동일한 요양급여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우리 판례는 일관되게 기망행위와 피기망자의 착오에 의한 처분행위 및 그에 따른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취득행위만 있으면 사기죄가 성립하고 재산상의 손해발생여부는 사기죄의 성립요건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공단의 손해발생여부는 F의 사기죄 성립에 영향이 없고, 당해법원도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한편 변호인은 피고인 F로서는 비의료인이 개설한 병원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소위 위법성의 착오 중 법률의 부지에 해당한다. 우리 형법 제16조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법성의 착오를 구분하여 착오의 정당성 유무에 따라 범죄성립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은 법률의 부지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착오에 정당한 이유를 부정한다.(대법원 1985. 4. 9. 선고 85도25) 수범자는 모든 법률을 알 수 없으며, 또 입법자가 이를 수범자에게 요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수범자에게 요구하는 위법성의 인식은 위반되는 법률을 알았는지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행위가 공동체의 법질서에 위반된다는 인식이 있었는가 유무로 판단한다. F의 의료경력이나 경험 등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행위가 법질서에 반하지 않는다는 착오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당해법원도 이 점을 인정하여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한편 F는 E의 요양급여비용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특경가법 위반의 방조범이 성립할 뿐 공동정범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당해법원은 F가 E에게 명의를 제공하여 불법의료기관 개설에 가담한 사실, E에 의한 요양급여비용청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점을 안 사실, 그 비용으로부터 병원운영비용과 자신의 월급이 지급된다는 점을 안 사실 등에 비추어 보아 단순히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방조범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행행위를 분담한 공동정범으로 판단하였다. 당해법원은 이처럼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각 피고인에 대해 주문과 같이 판단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