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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이러다 요양병원 '간병인 구인 대란'오나
언론사 관리자 날짜 2017.04.07
이러다 요양병원 ‘간병인 구인 대란’ 오나고용부, 민간 직업소개소 통한 취업 알선 대대적 점검..."간병인 대부분 재중동포, 심각한 상황 초래"

[라포르시안] 정부가 민간 직업소개소를 통한 외국인근로자 불법 취업 알선이 이뤄지는지 대대적인 점검에 들어가면서 그 불똥이 요양병원으로 튀게 생겼다.

요양병원에서 활동하는 간병인의 상당수가 방문취업(H-2) 비자로 입국한 재중동포인데, 이들이 간병인으로 취업하는 경로가 바로 민간 직업소개소이기 때문이다.

현행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고법)에 따르면  외국인근로자의 취업 알선은 직업소개, 직업지도 등 직업안정업무를 수행하는 지방고용노동행정기관(직업안정기관)을 통해서만 해야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민간 직업소개소가 외국인근로자의 취업을 알선하는 것은 외고법 위반이다.

2일 요양병원계와 간병인 관련 단체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전국 각 지자체와 지방고용노동청에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의 취업에 민간 직업소개소가 관여하는지 살피기 위해 일제 점검을 실시토록 지시했다.

고용부는 일단 지난 3월 말까지 민간 직업소개소의 외국인근로자 취업 알선을 자율시정토록 하고, 4월부터 지방고용노동청을 통해 점검을 해 불법 취업 알선이 적발되면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용부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전국 요양병원과 간병인 관련 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전국 1,400여개가 넘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병인은 3만5,000~4만여명에 달한다. 이 중 90% 넘는 간병인이 재중동포로 알려졌다.

간병인으로 활동하는 재중동포는 주로 H-2 비자로 입국해 직업소개소로 등록된 간병협회 등을 통해 요양병원 간병인 일자리를 얻고 있다.

간병 뿐만 아니라 건설, 가사파출, 공장, 농장 등의 소위 '3D 일자리'는 내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탓에 대부분 재중동포 등의 외국인근로자로 대체되고 있다.

법무부의 '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으로 국내 체류하는 외국국적동포는 77만4,239명으로, 이 중 재중동포가 64만8,842명에 달한다. 재중동포 중 H-2 자격 소지자가 22만5,618명으로 집계됐다.

60만명이 넘는 국내 체류 재중동포가 간병을 비롯한 3D 일자리에서 내국인 인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전국고용서비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외고법이 시행된 이후 내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3D 노동시장에 재중동포의 비중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약 40% 정도까지 그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H-2 비자로 입국한 재중동포의 80% 이상이 민간 직업소개서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경기도의 A간병협회 관계자는 "요양병원에서 활동하는 간병인 가운데 80~90%는 재중동포"라며 "이들 대부분은 간병협회를 통해 요양병원으로 파견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 이를 법규정에 따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할 경우 간병인 구인대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양병원 간병업무가 고되고 처우도 열악한 탓에 내국인 가운데 간병인을 하려는 지원자가 거의 없다"며 "그나마 간병인을 하던 내국인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요양보호사 쪽으로 대부분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현행 외고법 상 H-2 비자로 입국한 재중동포가 합법적으로 간병인 일자리를 얻으려면 요양병원이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고용센터 같은 직업안정기관에 구인 신청을 하고, 이를 통해서 취업 알선을 받아야 한다.

직업안정기관에는 내국인 구인신청을 우선적으로 한 후 그래도 구인이 되지 않을 때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요양병원의 간병인 일자리를 희망하는 내국인이 거의 없고, 환자 보호자가 요청할 경우 신속하게 간병인을 구해야 하는데 그 때마다 요양병원이 직업안정기관을 거쳐 구인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오래 전부터 관행적으로 간병협회 같은 곳을 통해서 간병인 구인이 이뤄졌다. 

요양병원협회 "노인 입원환자 집단 퇴원하는 상황 벌어질 수도"

요양병원계는 정부의 외국인근로자 일제 점검과 규제가 간병인 구인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최근 고용부를 방문해 간병인 구인 상황을 설명하고, 자칫 간병인 구인 대란으로 노인 입원환자가 집단 퇴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노인요양병원협회 손덕현 수석부회장은 "며칠 전 협회 차원에서 고용부를 방문해 요양병원의 간병인 구인 문제점을 전달하고, 정부의 방침대로 점검을 실시하면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요양병원은 물론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손 수석부회장은 "고용부 측에서는 외국인근로자의 불법 취업이 많고, 관련 민원제기가 많다보니 한 번 정도 검검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요양병원 간병인 구인 문제를 고용부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고용부 측도 이를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고용부 측은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는 민간 취업알선 기관에 대한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법규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고발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일부 민간 취업알선기관이 직업정보제공, 취업알선 등 특례외국인(H-2)에 대한 불법 취업 개입으로 지역 노동시장 교란 및 내국인 일자리 잠식이 심화되는 데 따른 조치라고 한다.

고용부 외국인력담당관실 황정호 사무관은 "그동안 건설현장 인력 관련해 민간 취업기관의 불법적인 외국인근로자 취업 알선에 대한 민원제기가 잇따랐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민간 취업알선기관의 외국인근로자 불법 취업 개입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무관은 "요양병원이 직업안정기관을 통해 합법적으로 재중동포를 간병인으로 채용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민간 취업알선기관을 통한 구인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며 "다만 불법 취업 알선을 단속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방침이지만 요양병원의 간병인 구인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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