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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예약 환자가 뒤바뀌면…” 주민번호 수집금지 앞두고 병원계 혼란
언론사 관리자 날짜 2014.08.01



“진료예약 환자가 뒤바뀌면…” 주민번호 수집금지 앞두고 병원계 혼란

7일부터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온라인·전화예약시 주민번호 수집 못해"본인 확인 힘들어져 혼란 불가피" 우려

▲ 한 대학병원 홈페이지의 인터넷 진료예약 화면.
[라포르시안]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제도 시행을 앞두고 병의원에 일대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법령상 근거 없는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를 골자로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1년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7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일부터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에 원칙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이용이 금지된다. 

이 제도의 주요 내용은 ▲법령근거 없는 주민등록번호 수집 처리 금지 ▲주민등록번호 유출시 최대 5억원 과징금 부과 ▲법령근거없이 보유 중인 주민등록번호 파기(2016년 8월 6일까지)이다.

주민등록번호 파기 의무를 위반할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다만, 병의원의 경우 의료법 제22조(시행규칙 제14조)에 따라 '진료목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동의 없이 수집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에 따라 허용되는 진료목적의 주민등록번호 수집 대상은 진료기록부, 수술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환자명부 등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병의원에서 환자 진료예약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은 금지된다. 

인터넷과 유선을 통한 진료예약 때 주민등록번호로 본인 확인을 해왔는데, 진료예약은 진료목적 범위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당장 진료예약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우리 병원은 본인 인증 방법을 실명인증, 아이핀 인증, 휴대폰 번호 등으로 바꿨지만 그래도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진료예약시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본인확인을 거치지 않을 경우 자칫 환자를 뒤바뀌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현행 진료시스템이 환자의 주민번호를 기반으로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도권 대형병원의 경우 등록된 환자가 수백만명에 달하고, 이 중에서 생년월일과 이름이 같은 환자가 수만명에 이른다"며 "진료예약 단계에서 본인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바뀌는 중대한 안전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형병원은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에 따른 대응준비를 해왔지만 중소 병의원 등에는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협회는 안전행정부와 수차례 만나 진료목적 범위에 진료예약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안전행정부는 진료예약은 진료목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안행부 개인정보보호과 이갑준 사무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병원계에서 제도 시행에 따른 혼란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예약은 진료목적으로 볼 수 없으므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불가하다"며 "1년간 유예기간을 주고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까지 배포했는데 이제야 준비하느라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료예약시 본인 확인 방법으로 이름과 생년월일의 조합, 아이핀, 핸드폰 번호 활용을 당부했다. 

안행부는 주민등록번호 대신 본인확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이핀(My-PIN)'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마이핀은 13자리 무작위 번호로 구성되어 있으며, 빠르면 7일부터 홈페이지(www.g-pin.or.kr)나 주민센터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병협 관계자는 "아이핀이나 마이핀이 본인 확인 대체수단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핀이나 마이핀 등이 생소한 노인 환자의 경우 사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행부는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를 전면 시행할 경우 소상공인 등의 혼란과 국민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내년 2월 6일까지 한시적으로 주민등록수집 금지 제도에 대한 계도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지난 31일 발표했다.  

이 기간 중에는 단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사업자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계도하고, 계도기간 종료 후에는 과태료 부과 등 엄정한 법 집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병원계에서는 행정안전부의 이런 조치를 제도시행 자체를 유예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계도기간은 제도 시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 기간에 단속은 벌이되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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