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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정부가 노인을 대하는 법…15년째 제자리인 노인정액제 상한액
언론사 관리자 날짜 2016.09.12

정부가 노인을 대하는 법…15년째 제자리인 노인정액제 상한액

1만5천원 초과 여부 따라 본인부담 3배 차…개선 요구에 ‘재정 타령’만 하는 복지부


[라포르시안]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노인정액제 개선방향 모색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정해진 이후 15년 째 '1만5,000원'으로 묶여 있는 노인정액제 상한액 때문에 진료현장에서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하고 노인들의 의료이용 제한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공청회에서 김형수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이 주제발표를 통해 4가지 노인정액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김 소장이 제시한 4가지 개선 방안은 ▲정액제 적용 구간을 최소 2만5,000원으로 조정 ▲정액제 구간 2만원으로 인상하고 2만원 미만은 2,000원 , 3만5,000원 미만은 3,500원 정액본인부담 적용, 3만5,000원을 넘으면 30% 정률제 적용  ▲현행 30% 기준보다 낮은 단계에서 정률제로 전환하고 65세 이상 본인부담금 일정 부분을 국고에서 부담 ▲노인츠의 연령을 세분화해 연령구간별 노인정액제 적용 구간 차등화 등이다. 


김 소장은 "노인 복지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의료접근성 확보 등 제도 도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액제 적용 구간을 최소 2만5,000원으로 조정해야 한다"면서 "2015년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개략적으로 재정 추계를 내본 결과 약 1,666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노인정액제 개선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어떤 방법으로 건강보험재정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개선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였다. <관련 기사: 13년째 그대로인 노인 본인부담금 정액기준…“대표적 노인 홀대 정책”>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은 "65세 노인의 약 30% 가량이 정액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병을 키워서 종합병원으로 가는 실정"이라며 "낡은 노인정액제가 노인들의 의료 이용을 가로막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내년에는 진찰료가 1만4,000원대로 조정되기 때문에 1만5,000원의 개념이 없어진다. 특히 토요가산제를 적용하면 1만8,000원대가 된다"면서 "이런 사정을 감안했을 때 내년도 상한선이 적어도 2만1,000원 이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 외래진료비 정액제는?> 

동네의원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 지난 1995년부터는 70세 이상 노인에 대한 본인부담 경감제도를 시행했고, 2000년 7월부터 노인 본인부담 경감의 해당 연령기준을 만 65세로 낮춰 수혜대상을 확대했다. 

그러다 의약분업 도입을 전후로 수가인상이 이뤄지면서 진료비가 증가하자 2001년 1월 정액구간 상한액을 기존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65세 이상 노인환자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후 총 진료금액이 1만5,000원 이하이면 1,500원만 부담하는 정액제 적용, 1만5,000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총 진료금액의 30%를 부담하는 정률제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 노인이 가까운 동네의원을 방문해 외래진료를 받고 총 진료금액이 1만5,000원일 경우 1,500원만 본인부담하면 되지만 총진료금액이 1만6,000원이 나오면 '본인부담 30%' 정률제를 적용받아 4,800원을 내야 한다. 

지난 15년 간 수가 인상으로 노인의 외래 내원일당 진료비 평균은 정액제 상한기준인 1만5,000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정액제 상한액은 2001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노인정액제 혜택을 보는 대상자 수는 크게 줄었고, 진료현장에서는 본인부담금이 너무 올랐다면 의사에게 항의하는 노인환자들의 불만과 민원제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교환 대한노인회 안동시지회장은 노인정액제로 인해 노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김 회장은 "현재 65세 이상의 40% 가까이가 노후대책이 전혀 없이 생활하고 있다. 안동 지역만 해도 약 3만3,000여 명의 노인이 있는데 노령연금으로 받는 20만원 중 대부분을 의료비로 쓰고 있는실정"이라면서 "노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나온 대책이 나오는 쪽으로 결론이 맺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노인정액제 상한선을 수가와 연동해  매년 조정하는 방식을 적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건강보험 재정이 20조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이용이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정액제 상한선을 수가와 연동해서 매년 조정하고 정액 구간이 넘어서면 10% 정률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노인정액게 개선의 키를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돈 걱정부터 앞세우며 우는 소리를 냈다. 

복지부 이창준 보험정책과장은 "1만5,000원에서 1원만 넘어도 본인부담이 증가하는 절벽현상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만5,000원으로 상한을 조정하고 본인부담금을 고정하면 5,00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면서 "그런 부분을 모두 반영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률제로 가면 본인부담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해야 하는지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정액제 개선에 드는 비용을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해 메우는 방안을 제안하는데 그 돈을 노인정액제 개선에 쓰기는 어렵다"며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도 증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만성질환관리 등에 투입해야 하기에 여유가 없다"고 말하며 의정협의체에서 개선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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