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시술 환자의 사보험 청구를 원활히 해주기 위해 1일 입원료를 일괄 적용해온 의사가 5개월에 달하는 면허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 의사는 "형식적 입원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환자를 관리해왔다"며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일 입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6시간 이상' 머물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최근 부산에서 하지정맥류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운영하는 A원장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복지부가 내린 1800여만원의 과징금과 5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A원장은 2010년 환자들이 입원을 하지 않았음에도 레이저정맥폐쇄술(EVLT) 후 당일 입원을 했다는 수술확인서와 입퇴원확인서, 진단서 등을 발급해준 혐의가 적발돼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2012년 항소가 기각돼 유죄가 확정되자, 복지부는 해당 기간의 거짓 청구액을 기준으로 과징금과 면허정지 처분을 통보했다.

병원 상담실장 등의 진술에 따르면 실제 환자들은 통상적으로 수술 후 3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있다가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원장은 "외과적인 절개 등을 통해 2박 3일 정도 입원치료를 받으면 요양급여 대상이 되지만 최신 의료기술을 적용한 수술법으로 6시간 미만 입원을 하면 입원료가 지급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등의 사정을 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입원료 요양급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6시간의 병원 체류시간을 지켜야 한다"며 "형식적인 입원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환자를 관리에 왔다면 별도의 치료비 청구는 별론으로 하고 요건에 맞지 않는 입원료 청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주장을 배척했다.

이어 "A원장은 의원의 책임자로서 상담실장과 공모해 17개월 동안 약190건, 465만원 상당의 입원료를 청구한 바, 그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않다. 이 사건 처분이 다른 유사사례에 비해 이례적으로 가혹한 처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