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시가 걸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처치를 지체해 식도에 구멍이 뚫려 사망한 사건에서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아 3일만에 가시 제거가 이뤄졌고, 이후에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발생시켰다는 판단이다.
청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충주시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A교수가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내린 원심을 깨고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환자는 2009년 매운탕을 먹은 뒤 목에 걸린 가시가 위로 내려가 고통스럽다며 병원을 찾았다. 교수는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항생제와 진정제를 투여하다 3일 뒤 시행한 내시경 검사에서 가시를 발견해 제거했다.
이후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환자는 급성괴사성 종격동염과 식도천공으로 생긴 농을 배출시키기 위한 개흉술과 개흉하지혈 수술 등을 받다 가시가 걸린지 9일만에 숨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내원 당시 심한 고열과 복통을 호소했으므로 필요한 추가 검사들을 시행했어야 함에도 환자를 직접 관찰하지 않았다"며 "내시경 검사 역시 입원일로부터 3일이나 경과된 후 비로서 시행한 점 등에 비춰보면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단 "식도천공 및 종격동염은 증상을 발견하기가 어려워 쉽게 진단하기 어렵고,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이 선고될 경우 교수직이 박탈당하게 되는 점, 유족에 대해 위로금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