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에게 주 1회 유급휴일을 주지 않은 병원 이사장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병원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 제3부는 최근 대전 K대병원 이사장이 10개월간 일한 인턴에게 제 때 휴가를 주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대전 소재 학교법인 이사장 K씨는 2010년 2월부터 12월까지 병원에서 근무한 수련의 C씨가 개근했음에도 그 해 4월과 8월, 9월 등 6차례에 걸쳐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르면, 유급 주휴일 제도는 원칙적으로 반드시 1주일에 1일 이상 유급휴일이 주어져야 하고 월이나 연 단위로 통산해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수련의(인턴)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수련을 받는 자로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부수적인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을 완화해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수련병원과 수련의의 특수성에 비춰 매주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근무기간을 통틀어 평균 1주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이 부여된 경우에는 법을 준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같은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을 원칙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수련의도 근무시간 동안 환자의 생명·신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료 및 치료행위를 하게 되므로, 적절한 휴식을 통해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근무를 할 필요성이 다른 근로자에 비해 오히려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적법한 시간외근무, 당직근무, 주휴일 변경 제도 등을 통해도 병원의 업무계속성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련의라고 해서 주휴일을 부여하지 않고 계속 근로해야 하는 수련 목적상의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병원측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대전지방법원은 지난해 해당 인턴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휴일·시간외 수당 등 밀린 임금 3천여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선고일이 오는 8월 13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병원 이사장의 근로기준법 위반이 확정된 이번 대법 판결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