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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석
사건명 의료급여기관업무정지처분취소(서울행정법원 2008구합49698) - 정신질환자의 보호자 등에게 발급한 처방전 등에 기초한 의료급여비용청구와 업무정지처분
쟁점 정신질환자가 직접 내원하지 않고 보호자 등이 내원하여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 또는 처방전을 발급받는 경우에 관한 진료비를 산정할 수 있는지 여부
원처분 보건복지부장관이 2008. 12. 4. 원고에 대하여 한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59일의 처분
등록일 2015.03.12
사실관계 1. 원고의 자격 및 이 사건 의원에 대한 현지 조사
(1) 원고는 ‘○○신경과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신경정신과 전문의이다.
(2)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0. 9. 1.부터 2003. 2. 28.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이 사건 의원에 대한 의료급여의 적정 실시 여부에 관한 현지조사를 하였다.

2. 피고의 2005. 10. 12.자 처분(이하, 이 사건 당초 처분)
(1) 내용 :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147일의 처분(2005. 10. 31.부터 2006. 3. 26.까지)
(2) 이유 : 원고가 조사대상기간 동안 전남 ○○군에 있는 중증 장애인 요양시설인 ‘○○장애인 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에 속한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함에 있어 ‘의료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01-56호)을 위반하여 ○○시장으로부터 왕진결정통보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왕진진료를 하고, 그에 근거한 의료급여비용 87,798,629원을 부당청구
3. 이 사건 당초 처분에 대한 불복
(1) 원고가 서울행정법원 2006구합34319호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당초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07. 10. 31. ‘원고가 이 사건 요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하였던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의원으로 온 요양원 직원 등과의 상담을 통해 환자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약제를 처방․조제하여 주었으므로, 결국 원고가 왕진 절차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당초 처분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2)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07누32060호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8. 5. 21. 1심판결과 같은 이유로 항소 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4. 피고의 2008. 12. 4.자 재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1) 내용 :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59일의 처분(2008. 12. 29.부터 2009. 2. 25.까지)
(2) 이유 : 원고가 조사대상기간 동안 이 사건 의원으로 온 이 사건 요양원 직원 등과의 상담을 통해 정신질환자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약제를 처방․조제하여 주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에서 정한 정신질환 내방일 수가 산정기준을 위반하여 아래와 같이 의료급여비용 20,667,280원을 부당청구
① 2000. 9. 1.부터 2001. 1. 31.까지의 기간(이하, ①번 기간)
정신질환자가 직접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보호자 등이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한 경우에는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음에도 원고가 내원일당 진료비를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함.
② 2001. 2. 1.부터 2001. 11. 25.까지의 기간(이하, ②번 기간)
정신질환자가 직접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보호자 등이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한 경우에는 진료비의 50%만 청구할 수 있음에도 원고가 내원일당 진료비 전부를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함.
③ 2003. 1. 1.부터 2003. 2. 28.까지의 기간(이하, ③번 기간)
정신질환자가 직접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보호자 등이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한 경우에 내원일당 진료비를 전액 산정하되, 2인 이상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때에는 내원일당 진료비를 산정할 수 없음에도 원고가 2인 이상 다수의 정신질환자에게 투약하고 내원일당 진료비 전부를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함.
판단 (1) 첫 번째 주장에 관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의료급여의 수가 기준과 그 계산방법에 관한 규정의 개정 경위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①번 기간에 대하여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자 내원 진료를 허용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진찰료, 투약비 또는 약제비를 포함한 일체의 진료비를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할 수 없고,
②번 기간에 대하여는 비록 의료급여에 관한 보건복지부 고시에는 허용규정이 아직 신설되지 않았으나 요양급여에 관한 보건복지부 고시의 개정에 따라 의료급여에도 이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행정해석을 통하여 새롭게 허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할 수 있으나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2) 두 번째 주장에 관하여
① 이 사건 요양원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장애 정신질환자들의 입소시설로서 위 입소자들을 직접 데리고 의료급여기관까지 방문하여 진료를 받을 만한 충분한 물적, 인적 지원이 부족한 상태라서 요양원의 간호사 등이 환자를 대신하여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하여 약제를 처방․조제하지 아니하고는 정신질환자들에게 충분한 의료급여를 제공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의 행위는 이러한 장애 정신질환자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의사로서의 공적 사명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데다가 원고가 이 사건 요양원의 입소자들을 제외하고는 달리 부당청구한 내역이 없고, 부당청구한 의료급여비용도 월 688,909원으로 부당비율이 7.84%에 불과하여 비교적 무겁지 아니한 점,
③ 이 사건 부당금액 중 약제비는 실제 환자들에게 제공한 약값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원고가 그로 인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취한 바 없음에도 이 사건 부당금액의 산정에는 포함된 점
등을 종합하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해설 1. 의료수가의 기준과 그 계산방법에 관한 고시의 개정 경위 등
①번 기간
종전의 의료보호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의료보호의 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00-30호) 제9조, 제32조, 제33조 등에 의하면, 의사가 정신질환자를 직접 진료한 경우에 대한 의료보호의 수가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 정신질환자가 직접 내원하지 않고 보호자 등이 내원하여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 또는 처방전을 발급받는 경우에 관한 진료비를 산정할 수 있다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
피고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진료는 담당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료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이유로, ‘장기투약가료가 요망되는 재가 정신질환자의 경우 동 질병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투약을 할 수 있도록 하되, 투약 등은 담당의사가 환자 상태를 보고 결정할 사항이므로 환자가 직접 내원하지 않은 투약분에 대해서는 진료비 지급이 곤란하다.’라는 1991. 2. 13.자 행정해석(보관31520-2119호)을 유지하고, 이에 따라 부당청구 여부를 판단하였다.

②번 기간
그런데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의거하여 제정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이 2000. 12. 28.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0-72호로 개정되면서 외래환자 진찰료 중 재진진찰료에 관하여 환자가 직접 내원하지 아니하고 환자 가족이 내원하여 진료담당의사와 상담한 후 약제 또는 처방전만을 수령 또는 발급하는 경우에는 소정점수의 50%를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하고 이를 2001. 1. 1.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이전에 해당 의료기관에 동일 상병으로 내원하여 진찰을 통하여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재진환자가 특이한 변화 없이 약제만을 처방받으면 되는데 부득이한 사유로 환자 본인이 직접 내원하여 진찰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환자 가족이 내원하여 담당의사와 상담을 하고 처방받을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둔 것이다.
피고는 이와 같이 요양급여의 경우에 환자의 내원투약에 대한 예외를 인정함에 따라 2001. 1. 9. 정신질환자의 의료급여의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기로 하여 ‘2001. 2. 1.부터는 정신질환자가 직접 내원하지 않고 보호자 등이 내원하여 담당의사와 상담한 후 약제 또는 처방전을 수령 또는 발급하는 경우에는 내원 1일당 진료비의 50%를 산정하고, 1일당 투약비용은 전액 산정한다. 다만, 정신질환자인 보장시설 수용자에 대하여는 지체장애인 및 뇌병변장애인으로서 거동이 불편한 자에 한하여만 보호자 등의 내원투약을 의료보호로 인정한다.’라는 행정해석(보관65730-25호)을 내리고, 이에 따라 부당청구 여부를 판단하였다.

③번 기간
이후 의료보호법이 2001. 5. 24. 법률 제6474호로 의료급여법으로 전면개정되어 2001. 10. 1.부터 시행됨에 따라 의료급여법 제7조 제2항의 규정에 의거하여 제정된 ‘의료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01-56호)에서도 종전 의료보호의 기준과 동일한 내용의 규정만 두고 있다가 2002. 12. 31.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2-99호로 개정된 의료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에서 비로소 제10조 제3항으로 ‘정신질환자가 직접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보호자 등이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 또는 처방전을 발급받는 경우에도 내원 1일당 진료비를 전액 산정한다. 다만, 2인 이상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때에는 내원 1일당 진료비를 산정하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을 신설하고 이를 2003. 1. 1.부터 시행하였다. 위 제10조 제3항의 취지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의료급여행위는 환자를 직접 관찰함을 전제로 하여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등을 종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사유로 정신질환자가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할 수 없을 경우에 예외적으로 보호자 등이 내원하여 담당의사와 상담을 하고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현행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12-61호, 2012. 6. 11 시행) 제10조 제3항은 다음과 같다.
“정신질환자가 직접 의료급여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보호자 등이 담당의사와 상담 후 약제를 수령하는 경우에도 내원 1일당 진료비를 전액 산정한다. 다만, 2인 이상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때에는 내원 1일당 진료비를 산정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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