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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행정/리베이트판례해석

판례해석
사건명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서울행정법원 2002구합42251) - 녹차추출물 투여가 학문적으로 인정된 진료행위인지 여부
쟁점 원고의 녹차추출물 투여가 학문적으로 인정된 진료행위인지 여부(소극)
원처분 보건복지부장관이 2002. 12. 10. 원고에 대하여 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1월의 처분
등록일 2015.01.12
사실관계 1. 원고는 ○○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조교수이자, 위 의과대학 부속 ○○병원 소속 산부인과 전문의이다.
2. 녹차는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폴리페놀계 물질인 에피카테킨(EC), 에피갈로카테킨(EGC), 에피카테킨-3-갈레이트(ECG), 에피갈로카테킨-3-갈레이트(EGCG)를 다량함유하고 있다. 각국에서는 위와 같은 성분들의 항암효과를 비롯한 다양한 약효에 대하여 연구를 계속 진행해 왔는데, 그 중 EGCG가 가장 강력한 항산화효과를 가지고 있고, 동물 대상 실험에서 다양한 장기에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암세포를 억제하는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나 그 효과의 정도에 대한 연구는 현재도 활발히 계속되고 있을 뿐, 유효성과 안정성이 입증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거나, 세포주나 동물이 아니라 직접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이루어지지는 아니한 상태였다.
3. 식품의약품안전청 산하 독성연구소의 기술자문관인 이▢▢는 일본국 소재 ○○○○○사의 식품연구소 소장인 유키○○ 하라와 녹차추출물의 약리작용 또는 암예방의 효능을 공동연구 할 목적으로 1998. 1.경 위 식품연구소로부터 동결·건조되어 경구투약하기 쉽도록 100mg 캡슐에 담겨진 녹차추출물(Green Tea Extract)을 수입하여 그 약효를 연구하던 중 1998. 12. 5. 특허청에 위 녹차추출물을 자공경부 상피내종양 예방 또는 치료제 조성물로 특허출원하였다.
4. 원고는 위 녹차추출물의 약효를 시험하기 위하여 자궁경부 이형증 및 상피내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실험을 하기로 하고, 199. 12. 2.부터 2001. 7.경까지 80여명의 자궁경부상피내종양 및 상피내암 환자들에게 '상피내암의 경우 원추적출술을 시행하여야 하나 그 수술에 앞서 안정성과 효능이 검증된 바 있는 녹차추출물을 투여하면 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2~3개월 정도 경과를 관찰한 후 별다른 효과가 없으면 그때 가서 원추적출술을 시행하여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여 환자들로부터 그와 같은 치료에 대한 동의를 얻은 다음, 환자들에게 1주일에 2회 정도 녹차추출물로 만든 연구제를 바르고 녹차추출물 캡슐을 하루 200mg씩 투여한 후 2~3개월간 그 경과를 관찰하였다.
5. 원고는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치료실험 결과에 대한 논문을 작성하여 발표하였고, 그 후인 2001. 12. 24. 특허청에 발명의 명칭'녹차카테킨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예방 또는 치료제 조성물', 특허권자 '이▢▢', 발명자 '유키○○ 하라, 원고, 이▢▢'로 하는 내용의 특허등록이 이루어졌다.
6. 피고는 원고가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위와 같은 진료행위를 함으로써 의사로서 품위를 심히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1개월간 의사면허자격정지를 명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판단 1. 원고의 녹차추출물 투여가 학문적으로 인정된 진료행위인지 여부(소극)
- 위 추출물이 일반적으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 동물이나 세포주 실험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고 더 나아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거치고도 그 안정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어 그 결과가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승인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진료행위는 학문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과정에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2. 치료실험이 의사의 재량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소극)
-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한 진료행위에는 진료행위로서 일반적인 요건인 의학적 적응성과 적정성을 구비하지 못한 주술적, 비과학적인 사이비 진료행위 뿐만 아니라, 치료실험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그 유효성,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지 아니한 새로운 진료행위를 선택하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치료실험이 무제한적으로 의사의 재량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그와 같이 치료실험을 목적으로 한 진료행위는 학문적으로 인정된 행위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치료실험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소극)
- 원고가 위 추출물을 환자들에게 투여함에 있어 충분한 설명을 거쳤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나머지 환자들에 대해서도 위 진료행위 당시 환자들에게 자신들이 위 녹차추출물의 의약품으로서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실험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환자들 중 남○○의 경우에는 위 녹차추출물의 투여행위 당시 원고로부터 그와 같은 진료행위가 치료실험에 해당한다는 내용에 대하여 전혀 설명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진료행위는 치료실험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학문적으로 인정되는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해설 1. 원고의 진료행위는 그 진료 당시 그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하여 학문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환자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치료실험으로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1호, 동법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진료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와 같은 진료행위를 함으로써 의료인으로서 심히 그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하여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사례.
2. 의료행위라 함은 일반적으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1도6130 판결 참조)
3. 질병진단의 결과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되는 이상 그 요법으로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가는 의사 스스로 환자의 상황 기타 이에 터잡은 자기의 전문적 지식경험에 따라 결정할 것이고,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가 의사로서 취할 조치로서 합리적인 것인 한 그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당해 의사의 재량의 범위 내에 속한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 참조)
4. 치료실험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① 일반적으로 진료행위가 갖추어야 할 의료행위로서의 적응성과 적정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②일반적인 진료행위 당시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에 비하여 보다 엄격한 설명, 즉 그와 같은 진료행위가 현재 학문적으로 인정받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진료행위의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실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과 그 구체적인 진료방법, 가능한 대체적 시술 및 그 효과의 차이, 그 결과와 위험성, 시술방법의 논란성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③그에 대한 환자의 승낙이 있어야 할 것이고, ④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그와 같은 치료실험을 한 의사가 부담한다.
5. 2001. 8. 14. 법률 제6511호로 개정된 구 약사법 제26조의4 제1항에서 의약품 또는 의료용구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고자 하는 자는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개정 약사법 시행 이후에는 의사라고 하더라도 의약품으로 임상시험을 함에 있어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6. 현재 위 조항은 현행 약사법 제34조(임상시험등의 계획 승인 등) 제1항에 해당하며,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을 하려는 자'도 추가되어 이들은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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