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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석
사건명 요양급여비용환수고지처분취소(서울행정법원 2008구합35286) - 약사자격없는 자의 원외처방전에 기초한 요양급여비용청구와 환수처분
쟁점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약사의 자격이 없는 자가 원외처방전을 가져와 그 처방전에 부재 중의 약사의 성명이 기재된 고무인과 도장을 날인한 후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청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본 사례
원처분 피고가 2007. 9. 1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비용 114,179,320원의 환수처분
등록일 2015.03.11
사실관계 1. 원고는 2004. 9. 23. 경북 ○○군 ○○읍 ○○리 소재 ‘○○약국’(이하 ‘이 사건 약국’이라고 한다)을 개설한 약사이다.
2. 보건복지부가 2005. 9. 8.부터 같은 달 10.까지 이 사건 약국에 대하여 현지조사를 한 결과, 원고가 이 사건 약국에 부재중이던 2004. 9. 23.부터 2005. 7. 31.까지 사이에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약사의 자격이 없는 하○연이 경남 ◊◊군 또는 ◈◈군 소재의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은 원외처방전을 가져와 조제․투약을 실시하고 그 처방전에 원고의 성명이 기재된 고무인과 도장을 날인한 후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114,179,320원을 부당하게 청구하여 지급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원고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은 2007. 6. 26. 요양기관업무정지 160일의 처분을, 피고는 2007. 9. 19.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에 근거하여 요양급여비용 114,179,320원의 환수처분(이하 위 환수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약국은 2004. 9. 23. 원고를 대표자로 하여 개설되었는데, 원고는 건강상의 이유로 그때부터 2005. 5. 7.까지 이 사건 약국에서 근무하지 않았고, 김○민이 위 기간 동안 관리약사로서 이 사건 약국에서 근무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약국을 개설하기 전후 충남, 강원, 경기, 충북, 경북 등지의 약국에서도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요양급여비를 입금받은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에서 2005. 1. 19.부터 2005. 2. 25.까지 사이에만 위 하○연에게로 여러 차례에 걸쳐 합계 81,340,000원의 돈이 송금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 약국 건물에 관하여는 2003. 12. 6.부터 2005. 6. 10.까지 하○연 명의의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3) 하○연은 이 사건 약국에서 개설약사인 원고와 관리약사인 김○민의 성명이 적힌 고무인과 도장을 보관하면서 처방전에 위 고무인과 도장을 날인하였는데, 원고가 이 사건 약국에 부재중이던 2004. 9. 23.부터 2005. 5. 7.까지 사이에 처리된 13,110건의 처방전 중 이 사건 처방전에는 원고의 성명이 기재된 고무인과 도장이 날인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처방전은 모두 하○연이 경남 거창군 또는 함양군에서 지인들로부터 수거한 것이었다.
(4) 원고는 2005. 9. 8. 현지조사 당시 “이 사건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주는 약사가 아닌 오○환과 하○연이고 자신은 이들에게 면허를 빌려주어 월 급여 250만 원에 고용된 약사로 약국을 개설하였으며, 건강상의 이유로 2개월 후부터 근무하기로 하였는데 위 오○환과 하○연이 당시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배중이던 김○민을 관리약사로 고용하여 근무하게 하였고, 자신이 2004. 11.경 건강이 회복되어 오○환과 하○연에게 근무하겠다고 연락하였으나 근무조건이 맞지 않아 2005. 5. 7.까지 일신약국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 및 “원고가 2004. 9. 23.부터 2005. 5. 7.까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이 사건 약국에 근무하지 않는 기간 동안 약 구입에 관한 모든 서류(거래명세서, 거래처원장 등)를 실질적인 약국 운영주인 오○환과 하○연이 2005. 4. 12.경 모두 가지고 도주하여 위 기간 동안의 거래내역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각 작성하여 이를 의성군보건소 지방보건주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에게 교부하였다.
(5)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약국에 부재중이던 2004. 9. 23.부터 2005. 5. 7.까지 위 김○민이 처방전에 따른 약 조제업무 등을 담당하였는데, 김○민은 당시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배중인 까닭에 이 사건 약국의 관리약사로 관할 행정청에 신고하지는 않았다.
판단 1. 무자격자에 의한 조제이었는지 여부(소극)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이 사건 처방전에 당시 이 사건 약국에 부재중이던 개설약사인 원고의 이름이 적힌 고무인과 도장이 날인되어 있기는 하지만, 위 처방전에 따른 약의 조제는 모두 약사인 김○민에 의하여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를 약사의 자격 없는 자에 의한 조제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약사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약사법’이라고 한다)이 “약국개설자 자신이 그 약국을 관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신할 약사 또는 한약사를 지정하여 약국을 관리하게 하여야 한다.”(제21조 제2항 단서)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관할 행정청에 관리약사를 신고할 의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므로, 김○민이 이 사건 약국의 관리약사로 관할 행정청에 신고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약사의 자격 없는 자에 의하여 조제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2. 원고가 무자격자에게 고용된 약사이었는지 여부(적극)
가. 원고가 서명․날인한 사실확인서(원고는 위 각 사실확인서가 강박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의 신분과 사회적 지위, 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 및 작성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자의에 의하여 위 사실확인서가 작성된 것이지 원고가 현지조사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위한 심정에서 허위로 서명․날인한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에서 이 사건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하○연과 오○환이고 자신은 이들에게 고용되어 급여를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원고가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 여러 차례 약국을 개설한 전력이 있는 점, 피고로부터 요양급여비를 입금받은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에서 하○연에게로 여러 차례 상당한 액수의 돈이 송금된 점, 이 사건 약국 건물에 하○연 명의의 전세권이 설정된 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약사의 자격이 없어 약국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하○연 또는 오○환에게 고용된 약사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국민건강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가 요양급여기관 중 하나로서 약사법에 의하여 등록된 약국으로 한정하고 있는 한편, 약사법 제20조가 약국 개설자의 자격을 약사 또는 한약사에 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약국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하○연 등에게 약사로 고용된 상태에서 개설약사로 신고한 후 자신은 그 약국에서 근무하지 아니하면서 무자격자인 하○연 등에게 고용된 다른 관리약사로 하여금 개설약사인 원고 자신의 이름으로 조제행위를 실시하도록 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요양급여비용 등을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은 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의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처분서상 처분사유 및 근거법령의 불특정 여부 등(소극)
이 사건 처분서상의 기재만으로도 원고가 처분의 구체적인 사유와 그 근거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처분사유 및 근거법령이 불특정되었다거나 이유부기의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기 위하여 당초 무자격자에 의한 조제이어서 부당청구라는 주장 이외에 무자격자에게 고용된 약사에 의한 부당청구라는 사유를 새로이 처분사유의 하나로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양자가 법률적 평가 이전의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서는 그 동일성이 인정되는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이 새로운 처분사유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소극)
①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은 위와 같은 경우 그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와 같은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의 취지는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원상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전액을 징수하는 것이 원칙인 점,
②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건실화를 도모하고 그 운영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요양급여비용에 관하여 엄격하게 통제․관리할 공익적 필요성이 큰 점,
③ 이 사건 부당청구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의 액수도 상당히 많은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해설 1.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에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라 함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 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 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등 참조).
2. 약국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약사의 자격이 없는 자가 원외처방전을 가져와 그 처방전에 부재 중의 약사의 성명이 기재된 고무인과 도장을 날인한 후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청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본 사례.
2. 약국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약사로 고용된 상태에서 개설약사로 신고한 후 자신은 그 약국에서 근무하지 아니하면서 무자격자에게 고용된 다른 관리약사로 하여금 개설약사인 원고 자신의 이름으로 조제행위를 실시하도록 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0조(요양기관), 제52조(부당이득의 징수)은 각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57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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