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관계 |
가. 의사인 원고는 2012. 5. 13.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로 사기방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20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1고단1348，1335(병합), 1930(병합)].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부산지방법원 2012노408)하였고 위 법원은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보호관찰 및 200시간 사회봉사를 제외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원고가 상고(대법원 2012도7976호)하였으나 2012. 8. 30. 상고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나. 피고는 2014. 7. 22. 처분사유 및 근거를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6호를 위반하여 진료비를 허위 청구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은 원고에게 면허취소 사전 통지 및 청문 안내와 청문 절차를 거쳐 구의료법 제8조 제4호, 제65조 제1항 제1호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2014. 6. 20. 보건복지부령 제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관련 [별표] 행정처분기준 2. 개별기준 가. 1)에 따라 의사면허취소(2014. 8. 29.부터) 처분을 합니다”라는 취지로 기재하여 원고의 의사면허를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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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의 판단 |
1)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법령이 ‘구 의료법’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에 대한 관련 형사판결이 2012. 8. 30. 확정되었고, 이 사건 처분서에는 관련 형사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이 사건 범죄에 따라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이루어진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점，② 이 사건 범죄 시점이 2010. 6. 23.부터 2010. 12. 31.까지이므로 원고는 그 행위 시에 시행되던 의료법이 이 사건 처분의 근거법률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이 사건 범죄 당시 시행되던 구 의료법(2010. 7. 23. 법률 제103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8조 제4호와 제65조 제1항 제1호는 현행 의료법과 그 내용도 동일한 점，③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2007. 10. 17. 법률 제 8651호로 개정된 이후 개정되지 않았고,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개정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서에 언제 시행된 의료법인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원고가 어떠한 절차상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서에 기재 된 의료법이 2010. 7. 23. 법률 제103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인 구 의료법인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서에 의료법의 시행일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①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1항에 따라 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의원의 경우 원고가 근무하던 기간 동안에는 원고가 이 사건 의원 개설 명의자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실질적으로 B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서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을 취득하였고 원고는 B에게서 월급 등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B과 원고 사이의 내부정산문제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셋째 주장에 대한 판단
구 의료법 제8조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호는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제269조, 제270조, 제317조 제1항 및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중간 생략)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형법 제347조를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 중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에 의료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형법상 사기죄의 교사 또는 방조범이 아닌 사기죄의 정범만 여기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국민보건의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기여함을 사명으로 하는 의료인이 의료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다른 일반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보다 무거운 제재를 가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그런데 의사가 의료법 등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의사가 그 사용인 등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게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이러한 경우 의사가 직접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한 행위와 그 죄질 등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게 되면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의 입법취지에 위배된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의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를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는 형법상 사기죄의 정범뿐만 아니라 교사 또는 방조범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넷째 주장에 대한 판단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호는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를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문언상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 제8조 제4호 에 따른 의사면허취소처분은 기속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다섯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죄에 관한 관련 형사판결이 2012. 8. 30. 확정된 사실, 이 사건 처분 은 2014. 7. 22.에 이루어졌고 그 효력 발생일은 2014. 8. 29.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를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의료인의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고,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의료인이 위의 경우에 해당하면 그 면허를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관련 형사판결에 따른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인 2014. 7. 22.에 그 효력 발생일을 2014. 8. 29.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은 관계 법률에 따른 것으로 적법한 점(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누18042 판결 등 참조), ② 원고는 2012. 8. 30.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에 따라 의사면허취소 등 처분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점，③ 피고가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의사면허취소 등 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공적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 에 위배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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