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 처분사유 제시의무 위반 주장에 관하여
  가)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 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살피건대，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즉 ① 피고가 2008. 5. 26. 원고에게 보낸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안내서(을 제5호증)에 첨부된 ‘처분사전통지서’에 처분사유로 ‘의료기사가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 기사의 업무를 하게 함(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심전도 검사를 하게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점，② 이에 원고는 2008. 6. 13.경 ‘간호조무사는 심전도 용지를 검사결과지에 붙이거나 환자가 검사대에 올라갈 때 환자를 돕고 심전도 검사 후 정리정돈을 하는 등의 보조업무를 하였을 뿐이고，심전도검사는 임상병리사인 D이 했다’는 내용의 의견제출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점，③ 피고는 2009. 4. 28.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금 확정 통보를 하였는데，위 통보서에 첨부된 ‘의견제출 내용 검토결과’에 원고가 위 의견제출서에서 주장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에 관하여 자세하게 기재되어 있는 점(원 고는 위 부당이득금 확정 통보서에 ‘의견제출 내용 검토결과’가 첨부되어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이후 피고가 2011. 11. 10. 및 2012. 8. 28.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사전 안내서를 보냈을 때 원고는 ‘임상병리사가 심전도 검사를 시행했다’는 내용의 의견제출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면，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 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가) 심전도 검사는 심장의 세포(심근 세포)에서 발생되는 전기적 변화를 심전계를 이용하여 그래프로 기록한 파형으로 심전도를 판독함으로써 부정맥, 심근경색, 협심증，심방 및 심실의 비대，전해질의 대사 이상 및 내분비계통의 이상 진단 등 심장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는 방법으로서，심장의 전기적 현상을 기록하므로 전기적 안정성이 고려되어야 하고, 정확한 판독을 위하여 피부 표면의 제 위치에 유도전극 부착과 교류 장애, 근전도 혼입，기선동요，인공산물의 혼입, 검사 도중에 이상파가 들어갔는지 등을 제대로 파악하여야만 올바른 심전도 검사와 관독이 가능하므로 전문성이 요구되며, 심전도 검사시 접지의 접속불량，전극과 유도코드의 접속불량 등 사지전극이 제대로 부착되지 않을 경우 교류장애가 혼입되어 심전도 파형에 영향을 미쳐 판독 오류를 범할 수 있고, 검사자의 작은 부주의로 인하여 교류장애, 근전도의 혼입, 기선의 동요 등 이상파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심전도 기록에는 단지 심전계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 라 심전계의 동작상태, 피검자의 상태，검사실의 환경 등을 파악한 후 조작하는 기술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한편，의료기사법 제1조는 의료기사를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하에 진료 또는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제2조는 의료기사의 종별을 ‘임상병리사, 방사선사，물리치료사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제9조 제1항은 ‘의료기사 등이 아니면 의료기사 등의 업무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의료기사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는 심전도 검사업무는 임상병리사의 업무 범위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6조 제1항 제6호는 ‘의료기사가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한 의료인에 대하여는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의료법 제80조，「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제2조는 간호조무사가 간호보조 업무와 진료보조 업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을 종합하면，임상병리사는 의료기사법에 따라，의사는 의료행위 의 하나로서 각 심전도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이에 반해 간호조무사는 심전도 검사를 시행할 수 없으며 다만 보조행위를 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심전도 검사에 전문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점， 의료기사법의 입법 목적 및 의료기사의 업무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심전도 검사업무는 단순한 진료보조업무가 아닌 독자적인 업무의 하나라고 할 것이고, 심전도 검사 중 검사 결과 판독뿐만 아니라 환자의 몸에 패치를 부착하거나 작동 버튼을 누르거나 검사결과를 출력하는 것도 심전도 검사의 보조행위가 아니라 의사나 임상병리사가 본질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간호조무사가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면 보조행위가 아니라 직접 심전도 검사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0, 11호증，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간호조무사에게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게 한 후 그 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고 있는 H, I는 2008. 1. 21. 자필로 자신들이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고，특히 I는 ‘환자의 몸에 패치를 부착하여 심전도 검사를 실시한 후 그 결과지를 차트에 첨부하였다’는 등으로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였는바，H, I가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거짓으로 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② 원고는 2008. 1. 25, ‘무면허 의료행위 및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자 명단’ 을 확인한 후 「위 명단과 같이 간호조무사(H, I)에게 의료기사 등의 업무인 심전도 검사를 행하게 함은 물론 그 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음」이라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날인하였다.
  ③ 보건 관련 행정기관이 현지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으로부터 허위 진료비 청구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청구하였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혹은 그 내용의 미비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입증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확인서의 증거 가치는 쉽게 부인할 수 없고, 증명력을 배제할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는 원고가 입증의 부담을 진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위 확인서의 증명력을 배제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④ 피고가 2009. 4. 28.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간호조무사에게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게 한 후 그 비용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함과 아울러 외박환자의 입원료 및 식대를 부당하게 청구하고, 통목욕 간호 산정기준을 위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 하였으며, 방사선 진단 및 촬영시 규격의 방사선 필름(매당 770원，740원)을 사용하였음에도 14”×17” 규격의 방사선 필름(매당 900원，860원)을 사용한 것처럼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금 확정 통보를 한 점에 비추어 원고는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위 환수처분에 관하여 불복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⑤ 원고는 자신이 환자를 진찰한 후 작성한 일명 ‘오더지(갑 제7, 8, 9호증)’ 를 통해 임상병리사인 D에게 심전도 검사를 지시하였고, D은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 후 ‘접수대장(갑 제10, 11호증)’을 작성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접수대장에 기재된 일부 환자의 경우 접수대장상의 심전도 검사 시행일이 요양개시일보다 앞서 접수 대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 실권의 법리 위반 주장
  가) 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는 법의 일반원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바탕을 둔 파생원칙인 것이므로 공법관계 가운데 관리관계는 물론이고 권력관계에도 적용되어야 함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겠으나 그것은 본래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의무자인 상대방은 이미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게 되거나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추인케 할 경우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될 때 그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누915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2008. 5. 26.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안내를 하였고，2009. 4. 28.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금 확정 통보를 한 점，② 이후 피고는 2011. 11. 10. 및 2012. 8. 28.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사전 안내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가 2008. 5. 26.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안내를 한 후 이 사건 처분이 있기까지 약 4년 4개월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