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중소병원협회가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의 2주기 인증평가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병원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뜻을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1주기 의료기관인증평가보다 조사항목이 대거 추가되고 인증비용 역시 증액된 내용의 2주기 평가 내용을 발표하자, 중소병원협회등 병원계는 조사항목 축소 및 인증비용 경감 등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주기 평가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1주기 평가에서는 3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의 경우 408개, 300이하 중소병원의 경우 308개이던 조상항목이 2주기에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공히 537개로 늘었다.

  
▲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또한 인증비용 역시 상급종합 1000병상 이상의 경우 1주기에 4063만원이던 인증비용이 2주기에는 5,620만원으로 27.4% 인상되는 등 병상규모에 따라 작게는 17.%에서 많게는 34.1%까지 늘었다.

이에 대해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인증 의료기관에서 갖가지 의료사고가 이러져 사회적으로 인증제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항목을 줄이는 인증평가를 완화하기 힘든 여건"이라고 말했다.

곽 과장은 "인증비용 역시 인증평가를 강화하기 위해서 인증위원들을 늘리고 중가평가 등을 추가하기로 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증액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곽 과장은 특히 "인증 의료기관에서 최근 2년 동안 약물을 잘못 투여하는 사건, 수술부위를 혼동해 멀쩡한 부위를 수술하는 사건 등이 일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건, 화잔의 방사선 필름을 오독하는 사건, 수술도구를 꺼내지 않고 봉합한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해 사회적으로 인증평가 강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지금까지 인증평가를 신청한 의료기관 중 인증평가에서 탈락한 의료기관은 단 하나도 없으며, 조건부 통과된 기관만 한 곳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곽 과장은 또 "1주기 인증평가 기준 결정 과정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기준이 의료기관이 준비하기에 너무 어렵다는 병원계의 지적에 따라 일부 인증기준을 완화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인증 의료기관에서 끊임없이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2주기 인증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즉 인증평가를 신청한 의료기관들이 사실상 100% 인증을 득하는 상황임에도 인증 의료기관에서 환자안전관리와 관련된 의료사고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 사회적으로 인증평가 강화 요구가 강하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 2주기 인증평가 기준 강화는 불가피 했다는 것.

곽 과장은 그러나 "중소병원협회의 요구가 전혀 터무니 없지는 않다"면서 "일부 경영상황이 어렵거나 지역에 중소병원들의 경우 늘어난 조사항목과 증액된 인증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문제제기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병원협회의 요구대로 늘어난 조상항목과 증액된 인증비용을 일률적으로 줄이고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일부 경영이 어려운 중소병원이나 지역 중소병원들에 한해 조사항목 중 필수항목과 시범항목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고 증액된 인증비용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중소병원들에 대한 조사항목 조절이나 인증비용 경감은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의 요구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에서도 타당하는 생각"이라면서 "조만간 병협과 중소병원협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해 가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병원계의 인증평가가 자율인증제를 전제로 시작됐지만 사실상 의무인증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병원계가 그렇게 해석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보건복지부로서도 병원들에게 인센티브 형식의 이점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