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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뉴스&뷰] 한국 빅4병원서 치료받는 외국 군인, 뇌종양에 두통약 처방받은 신상병
언론사 관리자
날짜 201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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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뷰] 한국 빅4병원서 치료받는 외국 군인, 뇌종양에 두통약 처방받은 신상병

의료관광산업 육성 차원서 UAE 군인환자 유치 열 올려…안전성·유효성 검증 안된 원격진료 시범사업 대상 한국군인

▲ mbn 뉴스 보도화면 캡쳐
[라포르시안]  지난해 6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육군 11사단에서 근무하던 신모 상병은 계속되는 두통을 견디다 못해 부대 내 의무대를 찾았다. 

그러나 의무대에서 신 상병에게 처방한 것은 두통약이 전부였고, 해당 부대 중대장은 신 상병에게 꾀병을 부린다며 호통을 쳤다. 

이런 상태로 한 달 이상 방치됐던 신 상병은 뒤늦게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았고, 민간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지만 숨지고 말았다. 

올 1월에는 육군 보병 제 50사단 훈련병이 훈련 기간 중 여러 차례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지만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급성 당뇨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육군 22사단 소속 병사가 지난해 7월 입대후 1년 가까이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호소했지만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오다 최근 중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 병사는 사단 의무대와 인근 군 병원을 오가며 지속적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했지만 정작 신경외과 진료는 받지 못하고 정형외과와 정신과 쪽의 진료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휴가를 나갔다가 아들의 상태를 걱정한 부모의 의뢰로 국군수도병원에서 CT와 MRI 검사를 통해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부실한 군의료체계로 인해 군인들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일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군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군 의료체계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외쳤지만 실제로 나아진건 거의 없어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11년 ‘2012~2016 군 의료체계 개선계획’을 마련하고 ▲질병 예방체계 강화 ▲진료접근성 향상 ▲사단급 이하 의료역량 확충 ▲민간과의 협진체계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작년 6월에는 '2013~2017 군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 군의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중증외상센터를 설립하고 대학병원 의료진이 군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터진 군 의료사고를 보면 대체 어떤 대목이 개선됐는지 찾아보기 힘들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20대의 건장한 젊은이들을 강제징집할 때는 당연히 그들이 입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건강한 몸으로 전역시킬 의무가 국가에 있다.
▲ GOP의무실-사단의무대 간 이비인후과 원격진료 장면.
격오지 군부대 장병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군은 의무 복부를 하는 군인들의 생명과 건강권에 대해 상당히 안일하고 가벼운 생각을 갖고 있음을 심심찮게 드러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현역 군인을 대상으로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시범사업 추진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5월 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열고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방부 주도 아래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당시 회의에서 마련된 시범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격오지에 근무하는 군인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는 방안을 수립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진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둘러싼 법개정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거센 가운데 군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엄청난 비난이 제기됐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가 원격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6개월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별도로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범서비스를 추진하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격진료 시범사업 결과도 나오기 전에 군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실험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더, 

당연히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벽오지 군부대에도 의료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군의료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군부대 장병들을 원격진료의 실험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국군병원 현대화, 국군의무사령부 역할 강화, 군의무실 기능 개선, 응급환자지원센터 활성화, 신속한 후송체계 확립, 군병원과 민간병원 연계 강화 등을 통해 군부대 장병들에게 최상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2012년 11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UAE군간 보건의료 협약 MOU를 체결하는 모습.
국내 대형병원서 진료받는 외국 군인, 의료사각지대 방치된 한국 군인

정부가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해외환자 유치 사업에서도 이와 유사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2년 9월 국방부는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군 합동군수사령관과 군인 및 군인가족 환자를 국내 민간의료기관에서 치료하기로 합의한바 있다.  

이를 계기로 2013년부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으로 UAE군 환자송출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UAE군 병원 의료진의 국내 연수도 함께 진행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5월 말 UAE군 및 사우디 아라비아 보건부와 보건의료협력 시행협약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

이를 통해 UAE군 소속 환자를 한국내 7개 의료기관에 송출하고, 의료진 연수교육도 실시키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UAE 정부 송출환자는 양국간 협약 체결 이후 빠르게 증가하면서 2011년 1명에서 2012년 89명, 2013년에는 351명으로 늘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 협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다시 한 번 중동지역에 입증되었으며 한국의료에 대한 신뢰가 견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군인을 치료하는 데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이 인정받는 동안 이 나라 군인들은 자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 채 군복무를 하다가 중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었다.  

외국군인들이 한국까지 찾아와 의료 혜택을 누리는 동안 대한민국 군인들은 부실한 군 의료체계로 인해 의료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군인에게 보여준 우수한 한국 의료기술의 혜택을 대한민국 군인들은 왜 누릴 수 없는 걸까.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왜 국가와 군은 부끄러워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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