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의료계가 통계청의 '제7차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KCD-7) 개정고시에 대해 강한 우려와 함께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고시(2016년 1월 1일 시행)한 개정안은 ▲국제질병분류(ICD-10) 업데이트 ▲다빈도 질병 세분화 분류 ▲한의분류 재정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KCD 7차 개정에서 한의분류 코드를 의학분류 코드로 통합정비함에 따라 한의분류 코드 수가 기존 306건에서 149건(157건 삭제)으로 줄어든다.의료계는 한의분류 코드를 의학분류 코드로 통합하는 것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의학회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한의병명의 영문 표제어를 'Disease Name of Oriental Medicine'에서 'Disease Name of Korean Medicine'으로 수정하고, 한의분류 코드를 의학분류 코드로 통합하는 것은 학문적 근거가 부족하고 기호의 의·과학적 유사성이 전혀 없어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원화된 의료체계에서 의사·한의사 각각의 면허로 존재하고 있는 개별적 영역이므로, 이를 표현하는 용어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의협과 의학회의 주장이다.

양 단체는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에서 한방코드를 명확한 개념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에만 존재하고 하고 있는 이원화된 의료체계의 특성이 변질돼 국제질병분류, 국제보건분류 결정기구(WHO-FIC), 유엔통계처(UNSD) 등 국제적 통계기호에서 한방코드가 현대의학코드로 오인되는 혼란 뿐만 아니라 국제통계기호 분류 개념 및 질서에 혼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의학과 한의학은 이론체계를 달리하고 질병에 대한 접근, 진단기준이 다른데, 의학·한의학의 의료일원화 등 통합적 연구과정 없이 한방의 단어를 삭제하고 현대의학적 용어로 통일하는 건 의학과 한의학간 서로 다른 근원과 본질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의료분야와 관련된 문제는 통계전문가들이 아닌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단체는 "한방 진단능력의 객관성 및 과학성의 미미함과 더불어 한의사가 현대의학 질병코드를 차용할 경우 진단오진 등 국민건강에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한의분류 통합정비(안)을 통계학적 분류로만 삭제·통합할 것이 아니라 의학과 한의학의 본질성을 반영해 분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