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교육에 대한 개원가의 반발이 거세다. 

애초 평일로 잡힌 교육일정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다가 막상 교육이 시작되면서 큰 반발없이 교육을 받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난 23일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마련된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교육 시간에는 회원들의 불만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회원들은 "심평원에서 의료기관을 돕기 위해 교육을 하는 일은 고맙지만 의료기관이 아니라 차트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와 이를 승인한 심평원, 그리고 의사회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 아니냐"고 성토했다. 

"심평원이 마련한 자율점검 신청서 작성방법이 너무 어렵다. 작성 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해달라", "이번 교육은 전자차트 회사가 환자 정보를 도용한 것이 발단인데, 왜 프로그램 사용자가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개원의들은 교육을 받지 않으면 정부의 현지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교육을 받았다.<관련 기사: ‘환자 진료정보 유출’ 사고는 업체가 쳤는데 책임은 병의원이 진다?>개원가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급기야는 회비 납부를 거부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모 의사회는 심평원의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교육을 거부하지 않을 경우 회비 안내기 운동을 벌이겠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면서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개원내과의사회도 조만간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거부한다는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명희 개원내과의사회장은 "지금 회원들의 반발이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내과의사회 차원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개인정보 유출의 책임을 의료기관에 묻는다면 방법은 하나다. 예전처럼 종이로 차트를 작성하고 진료비 청구는 서면으로 하면 된다"면서 "복지부와 심평원을 향한 항의 차원에서 일정 기간 서면청구 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협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협은 지난 29일 시도정보통신이사협의회 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교육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심평원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의에서 이번 자율점검 교육은 기존 신청 병·의원을 대상으로 현장 지원하던 방식을 일시에 전국에 확대하면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획일적인 설문형식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답변의 어려움과 오해가 생겼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의협에서는 참고답안과 동영상 정보화 교육프로그램 제작, 의료기관 개인정보 십계명 등을 마련해 배포하기로 했다. 

심평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 교육에 미참여하더라도 불이익은 전혀 없으며, 애초 공지한 현장실사도 현장지원의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을 알리도록 했다. 

손문호 의협 정보통신 이사는 "심평원의 개인정보보호 교육에 대한 회원들의 반발 심리와 함께 내과의사회의 거부 의사도 전달했다"면서 "개인정보보호 교육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것을 정부와 심평원도 인지한 만큼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