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자료 속 이름·소속병원 등 식별 가능해…경찰 “부주의했던 것 같다 ”

[라포르시안] 경찰이 P제약사 리베이트 수사결과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의사들의 신상정보와 관련 병원명 등의 정보가 노출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오전 특정 의약품 처방 대가로 수십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와 이 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P제약사 대표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300만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받은 주모 씨 등 의사 274명, 약사 1명, 의료종사자 20명 등을 의료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와 함께 리베이트 수수 병원과 보건소, 거래장, 상품권 영상이 담긴 동영상 자료도 함께 배포했다. 

문제는 이 동영상에 리베이트 관련 병원과 일부 의사들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배포한 동영상에는 P제약사로부터 순금 1냥짜리 행운의 열쇠를 받은 의사들의 이름은 물론 소속 병·의원 명칭, 전달 받은 시간 및 장소 등이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선명하게 노출돼 있었다. 

또한 리베이트 관련 의사들이 소속된 기관으로 추정되는 병원 외관을 비춘 화면도 나왔다. 

병원명이 나타나는 부분은 모자이크를 처리했지만 조금만 관심있게 보면 어느 병원인지 식별이 가능했다.  

실제로 동영상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병원이 서울의 0대학병원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동영상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를 알 수 있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자료를 배포할 경우 이름 등 신상정보는 식별이 불가능하게 처리한 후 배포해야 하는데도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도 부주의로 인해 신상정보가 노출된 점을 인정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꼼꼼하게 처리를 하고 배포했어야 하는데 부주의했던 것 같다"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은 회원들의 신상정보를 노출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한 심각한 사안이다"라면서 "법제이사와 협의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