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금융당국, 작년 11월 수수료율 인하 발표…최근 수수료 인상 통보 잇따라

[라포르시안] 신용카드사들이 이달 말부터 의료기관과 약국 등 일반가맹점들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상한선 수준까지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돼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11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를 2.5%까지 인상하겠다는 통지문을 기습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이같은 수수료 인상 계획은 금융위원회가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한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앞서 새누리당과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2일 영세·중소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를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정협의에 따르면 2016년부터 2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0.7%p(1.5% → 0.8%),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5%p 인하(1.0% → 0.5%)된다. 

매출 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신용카드수수료율 역시 0.7%p 인하(2.0%→1.3%)되고,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5%p 인하(1.5%→1.0%)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는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 기습 인상 발표로 '식언'이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의협 등 5개 보건의료단체는 "신용카드사들은 보건의료 영역이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라는 인식이 전혀 없이 회원유지와 대형가맹점으로 인한 손실을 전가시키는데 급급해 하고 있다"며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건강보험 요양기관에 대해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만약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카드결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대응할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금융위원회와 신용카드사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경고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수수료 인하 방안의 주요 정책 대상은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일부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 인상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가맹점 수수료와 관련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은 가맹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수수료 인하 방안의 주요 정책 대상이 영세․중소 가맹점이고, 그 외 일반가맹점은 원가에 따라 수수료를 산정하므로 일부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 인상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금융위는 "수수료율이 인상되는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약 10%로 추정된다"며 "수수료율이 인상되는 원인은 연매출액 증가로 영세․중소가맹점 범위를 벗어났거나 원가 상승으로 수수료율이 상승한 경우 등 크게 두가지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위의 이 같은 해명은 작년 11월 2일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전국 238만개 가맹점(전체 가맹점의 97%)에 0.3~0.7%p의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부여한다"고 설명한 것과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