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의심되는 제약사를 가려내는 세 번째 무기명 투표가 진행된다.  

한국제약협회는 오는 17일 이사회 및 이사장단사 50여곳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무기명 투표는 지난해 4월과 7월 각각 두차례에 걸쳐 열린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16곳의 제약사가, 7월에는 9곳의 제약사 불법리베이트 영업과 관련해 명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두 번째 무기명 투표와 달리 이번에 진행되는 세 번째 투표에서는 설문방식과 내용이 달라진다.

먼저 제출하는 리베이트 의심 제약사 명단을 3개에서 2개로 줄이고, 이사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하던 것이 사전 설문배포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를 위해 제약협회는 이달 초 이사회 및 이사장단사 CEO들에게 사전 설문조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명단과 함께 그 이유를 명시해 당일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리베이트 의심 제약사 명단이 공개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이 지난해 10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처음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불법 리베이트 영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협회는 불법 리베이트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제약사 명단을 공개하고, 외부기관에 모든 자료를 넘겨 철저한 수사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무기명 투표방식을 놓고 업계에서는 제약사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상화에서 자칫 무차별 폭로전으로 이어지거나 경쟁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리베이트 의심 제약사가 나와도 협회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이경호 회장은 투표결과 불법 리베이트로 의심되는 회원사에게 비공개로 구두 경고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약협회 관계자는 “무기명 투표가 비록 강제성과 구속력은 없지만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봐 달라”며 “설문조사에서 지속해서 지목되는 회원사는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