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의사가 불법행위 하도록 물꼬 터준 격” 비난…복지부에 관련 유권해석 요청

[라포르시안]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에 현대의료기기 교육 및 검진센터 개설이 가능해졌다. 

4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강서구청은 최근 한의협이 제출한 회관 용도변경 (제1종 근린생활시설)신청을 승인했다.

1종 근린생활시설에는 의원, 한의원 등 의료기관 개설이 가능하다. 즉, 한의협 회관 건물에 한의원을 개설해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된 장소에 현대의료기기 교육 및 검진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협회 회관 1층에 엑스레이,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교육·검진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의협은 강서구청의 용도변경 승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의협 추무진 회장 등은 지난 3월 강서구청을 방문해 한의협 회관 용도변경을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건의한 바 있다. 

추무진 회장의 건의에 당시 강서구청은 "의협과 한의협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양쪽이 합의할 때까지 일방적인 허가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협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서구청의 용도변경 승인은 한의사가 불법행위를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격"이라고 비난했다. 

의협은 "현행법상 불법적인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해 건축법상 제1종 근린생활시설인 의료시설이 아닌 한의협 회관을 용도변경을 통해 교육 및 검진센터를 설치하는 행태는 의료법 제27조제1항(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위반"이라며 "행정당국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의협이 교육 검진센터를 개설하더라도 정상 운영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행 민법 제34조는 '법인은 법률의 규정을 쫓아 정관으로 정한 목적 범위 안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의협 정관에는 '의료업 수행'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의협은 "한의협의 탈법적 현대의료기기 사용 시도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어떤 입장으로 대처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오늘(4일) 한의협 회관 용도변경 승인 관련 유권해석을 복지부에 요청했다. 한의협이 회관 내 센터 운영을 통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시도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서구청의 한의협 회관 용도변경 승인으로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이 다시 불붙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