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볍예고…의료정보 유출 우려도 높아

[라포르시안] 앞으로 의료기관이 전자의무기록을 병원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보관ㆍ관리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전자의무기록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보관ㆍ관리할 수 있도록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12월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그동안은 종이문서를 보관하는 방식의 연장선상에서 전자의무기록도 의료기관 내부에서만 보관ㆍ관리해야 한다고 의료법령을 해석해 왔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백업저장시스템'의 의미에 전자의무기록 보관은 의료기관 내부에서만 해야 한다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소병원ㆍ의원은 보안ㆍ관리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워 오히려 전자의무기록 보관ㆍ관리가 부실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관 정보화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전자의무기록시스템 보급률은 92.1%로 높지만, 시스템 관리 전담부서와 인력보유는 3.8%, 2.7명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전자의무기록 보관ㆍ관리의 편의성 제고방안을 ‘규제기요틴 과제’로 채택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단순히 유권해석을 바꿔 의료기관 외부에서 전자의무기록을 보관ㆍ관리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법 시행규칙을 바꿔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전자의무기록 보관ㆍ관리 장소를 의료기관 내부 또는 전문기관을 명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의료기관 개설자가 전자의무기록을 전문기관에 보관ㆍ관리할 때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업무위탁관리 등 안전한 보관ㆍ관리를 위한 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하도록 하고, 지자체에서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외부 전문기관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차원에서도 관계 부처ㆍ기관과 함께 정기적으로 관리ㆍ감독해 나갈 방침이다. 

복지부는 "중소 병의원은 전자정보 보관ㆍ관리 전문기관의 기술과 전문성을 활용해 전자의무기록 운영의 효율성과 정보보호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자의무기록의 외부보관에 대해 정보유출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업체와 이동통신사, 다국적의료통계회사 등이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90%에 육박하는 4,400만명의 개인 진료·처방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유통시킨 사실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환자 진료ㆍ처방정보가 보다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ㆍ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심평원 및 의약 5단체와 함께 의료기관ㆍ약국의 개인정보 관리실태 일제 자율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법과 약사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의료기관과 약국의 정보시스템을 취급하는 외주 전산업체에 대한 관리ㆍ감독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