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과정 환자에게 심폐소생술·혈액투석·인공호흡기 착용 등 중단 절차 규정

[라포르시안] 지난달 8일 국회를 통과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3일 공포됐다.

오는 2018년 2월부터 시행되는 이 법률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환자의 자기 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복지부 장관은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마다 호스피스와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에 관한 종합계획을 세워야 한다. 

연명의료 중단 대상환자는 말기 환자나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가 아닌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이며,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판단하도록 했다.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 기간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이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있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은 대상이 아니다. 다만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소의 단순공급은 연명의료에 해당하지 않으며,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없다. 

환자의 의사확인 등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절차도 마련했다. 

연명의료계획서가 있거나 사전에 작성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담당 의사가 본인에게 확인하면 이를 환자의 의사로 본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환자가 확인할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 의사 2명의 확인을 거쳐 환자의 의사로 보도록 했다. 

환자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없고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상태일 경우 충분한 기간 일관해 표시된 환자의 의사를 가족 2명 이상이 일치되게 진술하면 의사 2명이 확인해 이를 환자의 의사로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환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고, 가족들이 추정할만한 근거가 없는 경우 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인의 확인으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의 의사표시를 의사 2인이 확인해 결정하도록 했다.

이 법은 말기 암 환자에 한정된 호스피스대상자를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를 앓고 있는 말기환자까지 확대했다.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환자가 대상이다. 

복지부는 관련 세부 절차와 기준을 하위법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제공과 관리체계도 확충된다. 

환자가 원하는 곳에서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입원형(전용병동), 자문형(일반병동), 가정형(가정)으로 3가지 종류의 전문기관을 지정하고, 지정된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평가, 전문인력의 교육과 훈련 등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중앙 및 권역호스피스센터를 지정한다.

복지부 이동욱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향후 의료현장과 환자들의 혼란이 없도록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홍보와 교육 등 법 시행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3월부터 '호스피스-연명의료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세부사항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