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 이어 강원도 원주의 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1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해 환자들이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과 충북 제천 양의원에서 1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으로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돼 지자체와 함께 역학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는 자가혈 주사(PRP)시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101명한테서 C형간염 양성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4~7월 사이 이 병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 의심 환자 14명이 잇따라 원주시 보건소에 신고해옴에 따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이 병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환자 927명의 명단을 확보해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HCV 항체 양성(과거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현재 감염 중임을 의미) 115명, HCV RNA 양성(현재 감염 중임을 의미) 101명, 유전자형확인 87명(1b 54명, 2a 33명)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원은 최초로 민원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5월 27일 폐업한 상태이다. 

충북 제천시의 양의원에서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감염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곳에서 근육주사를 처방 받은 환자를 상대로 이달 15일부터 혈액매개감염병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양의원에서 지난해 페니라민, 켄타마이신, 린코마이신 등 근육주사를 맞은 환자는 총 3,996명으로 파악됐다.

한편 복지부는 역학조사를 토대로 비윤리적 일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 근절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우선 의료기관 종사자와 환자 등을 대상으로 1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 의심 의료기관에 대한 공익신고를 받기로 했다.

복지부와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인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건보공단,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1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 의심기관을 선정해 현장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별도의 조사반을 꾸려 3월부터 5월까지 의료기관에 대한 일제 현장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의료법상 처벌규정도 강화한다.

복지부는 이번 역학조사와 보건소 점검결과 1회용품을 재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진행할 계획이며, 1회용 주사기 불법 시술로 인한 불법행위는 수사기관에 즉각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자 준수사항에 '감염관리에 관한 사항'을 추가해 개설자에 대한 의무사항을 추가하고, 1회용품 재사용으로 인해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 개설자에 대해 형사처벌하는 규정도 신설하기로 했다.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료인 면허관리도 강화된다.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를 통해 3월까지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 및 보수교육 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정신질환, 알콜·약물중독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의료행위 수행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면허신고 요건을 강화하고, 불법 의료행위로 인한 중대 위해가 발생한 경우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밖에 일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으로 인한 환자감염사례 등을 의료윤리, 의료법령에 포함해 의료인 필수이수를 의무화 하는 등 의료인 보수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