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심평원, 의심기관 선정 협의 중… C형간염 감염자 의료이용 패턴도 분석

[라포르시안]  최근 충북 제천과 강원도 원주시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1회용 주사기 등의 재사용으로 인한 C형 간염 집단감염 사건과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주사제 처방률 등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의료기관을 추려서 현지조사를 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2일 1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 의심기관을 대상으로 3월부터 5월까지 별도의 조사반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의 BMS(급여관리시스템) 자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청구 분석자료 등을 활용해 재사용 의심기관을 선정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현장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의료기관은 심평원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중 주사제 처방률 지표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처방률을 기록한 곳이다.

지난해 적발된 서울시 양천구의 다나의원은 심평원이 실시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2011년 상반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연속으로 주사제 처방률 5등급 평가를 받았다. 올 상반기 적정성 평가에서는 주사제 처방률이 98.12%를 기록해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주사제 처방률(19.29%)보다 5배 가까이 높았다. 

이번에 적발된 충북 제천시 양의원도 주사제 처방률 적정평 평가지표가 다나의원처럼 지속적으로 5등급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2011년부터 최근까지 60~40%대의 높은 주사제 처방률을 기록했다. 

이들 의료기관 외에도 심평원이 지난해 상반기에 실시한 주사제 처방률 평가에서 5등급을 받은 곳 중 처방률이 80%가 넘는 동네의원이 전국적으로 127개에 달했다. 

복지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주사제 처방률 지표가 기형적인 의료기관을 추려내고,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박미라 서기관은 지난 16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에서 주사제 처방률 상위기관이 우선적으로 현장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조사 대상 기관 선정 작업에는 건보공단의 급여관리시스템도 활용된다.  

박 서기관은 "공단의 급여관리시스템을 통해 C형 간염 감염자의 의료기관 이용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을 현지조사 대상 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공단과 심평원 양 기관에 이에 대해서 협의를 하고 있다. 빠르면 2월 중이라도 현지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서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1회용 주사기 등의 재사용이 확인된 의료기관은 행정처분과 함께 수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의뢰 방침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