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라포르시안] 앞으로 의료기관 외부장소에서도 전자의무기록 관리·보존이 가능해진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오는 6일부터 종이문서를 보관하던 방식의 연장선상에서 의료기관 내부에서만 보관·관리하던 전자의무기록을 의료기관 외부장소에서도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환자의 진료기록부 등을 전자문서로 작성한 전자의무기록은 현행 의료법 관련 규정에 따라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백업저장시스템', 즉 병원 내부에만 보관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이어 '전자의무기록의 관리·보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에 관한 기준' 고시를 제정하면서 의료기관 외부장소에도 보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번 조치는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전자의무기록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보관·관리하고, 타 분야와 유사하게 규제수준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현행처럼 의료기관 내부에서 보관·관리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용해 기존과 동일한 관리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기관 외부장소에 보관·관리하는 경우 내부 보관시보다 강화된 시설·장비 기준을 적용한다. 

전자의무기록을 외부보관시 ▲무중단 백업 및 긴급복구 ▲백업데이터 위변조 방지 ▲백업설비 분리 운영 ▲네트워크이중화 ▲출입통제구역 설치 ▲실시간 모니터링 ▲장애대비 예비장비 운영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복지부는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전자의무기록 운영의 효율성과 정보보호수준을 높이고,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보관리 및 보안이 취약한 중소병원·의원은 전문적인 보관·관리기관을 활용해 향상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자의무기록을 병원 외부에 보관할 경우 민감한 개인진료정보의 대량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외부시스템에서 관리되는 의료정보가 유출될 경우 개별 의료기관에서 정보가 유출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의료정보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로 철저히 보호되어야지 공유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며 "이미 한국에서는 의료정보 유출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정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향후 더욱 심각한 유출사고를 정부가 부추기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