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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정부가 앞으로 5년간 보건산업을 집중 육성해 수출은 지금보다 2배 늘리고, 일자리는 18만개를 추가로 창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제약과 의료기기 등의 보건산업 분야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보건의료 부문의 예산을 올해보다 감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산업 육성 지원 항목은 대폭 증액한 이유가 이것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보건의료산업부'라는 비난이 결코 과장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관련 기사: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아니라 ‘보건의료산업부’ 예산안?>

정부는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8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보건산업 종합발전전략'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및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수립됐다. 

우선 의약품 분야에서는 첨단·차세대 의약품 및 백신 등 전략적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병원 등 기초연구성과를 제약기업으로 이전·상용화를 지원하고, 글로벌 항체신약 개발, 백신 개발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한다. 

글로벌 신약을 2015년 2개에서 2020년에는 17개로 늘리고, 글로벌 50대 제약기업도 2018년까지 2개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세웠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오는 2018년까지 국내 유망기술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영상진단기기 등 10대 분야에서 우수기업을 선정, 기술개발에서 임상시험·수출까지 연계·지원할 계획이다. 

국산 의료기기 사용경험 확대 및 유통·관리 선진화를 위해 의료기기 성능 비교검증 지원을 확대하고, 오는 2017년에는 의료기기 고유식별코드를 도입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및 선도기업 육성으로 관련 산업의 고용 인력이 2015년 3만8,000명에서 2020년에는 7만8,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산업처럼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 등을 위해 '의료기기산업 육성법' 제정도 내년 상반기 중 추진키로 했다. 

정밀의료·재생의료, ICT 기반 의료서비스 분야의 지원방안도 수립했다. 

지난 8월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된 정밀의료는 유전체 정보 등 코호트를 구축(10만명)해 연구·산업 목적으로 개방하고, 오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3대 진행성 암 환자 임상시험을 통한 맞춤형 치료법 도출 등으로 정밀의료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ICT 기반 보건의료서비스는 예방적 건강관리 및 진료정보 교류 등 국민의 의료이용 편의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2017년까지 진료정보 교류에 기반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협진 활성화를 추진한다.

공공기관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계 플랫폼을 구축해 질병 재발률 분석, 약물반응 예측 등에 분석·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2017년 실시하고, 2018년부터 본사업을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약품·의료기기부터 첨단 의료까지 전체 보건 산업을 망라하는 계획을 통해 분야간 시너지를 내고 창조적인 협력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건산업에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국민 건강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미미한 '보건의료 예산' 쪼개기로 산업 지원에 펑펑?

한편 지난달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 보건복지부의 2017년도 예산과 기금운용계획(안)의 총 지출규모는 57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3% 증가했다. 

그러나 복지부 예산안에서 보건(건강보험, 보건의료) 분야 예산은 9조8,722억원으로 올해 10조1,134억원보다 2.4%(2,412억원) 축소됐다. 

특히 순수 보건의료 예산은 올해 2조3,274억원에서 내년에는 2조2,911억원으로 363억원이나 축소 편성했다. 

문제는 내년도 보건의료 예산을 363억원이나 축소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지원 예산은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바이오헬스 기술비즈니스 생태계 조성' 지원(13억원 → 34억원) ▲신약 후보물질과 의료기기 시제품에 대한 안전성․효과성 검증을 위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임상시험센터 설립 건축비(16억6,000만원 → 180억원)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30 → 42억원) ▲첨단·고부가가치 의료기기의 제품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국내·외 인·허가 획득을 위한 임상시험 비용 지원 확대(216 → 220억원) ▲정밀의료(2억원),  초미세먼지(3억) 연구 기획을 위한 국가전략프로젝트 R&D 지원(5억원 신규편성) 등의 예산을 대폭 늘렸다. 

복지부가 내년도 보건의료산업 육성 지원을 위해 증액한 예산은 493억원에 달했다. 

결국, 내년도 보건의료 부문 예산이 363억원 축소 편성하면서 다른 분야에 지원해야 할 예산을 사실상 보건의료산업 육성 지원으로 돌린 셈이다. 

가뜩이나 보건의료 관련 예산은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대에 불과한데 그마저도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등에 집중하기 보다 보건의료산업 육성 쪽으로 전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비난의 소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