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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2017년 전공의 정원 감축 계획을 유예해달라는 대한병원협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기로 했다. 

전공의 정원 단계적 감축계획의 종료 시점을 2017년에서 2018년으로 1년 미루고,  2017년도에 인턴 68명 레지던트 151명을 감축하려던 계획도 수정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문상준 사무관은 지난 10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2017년도 전공의 정원 감축 계획을 유예하고 대신 정원의 50%씩 2년에 걸쳐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병원협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문 사무관은 "전공의 특별법 시행과 전공의 정원 감축 등 정책 변화에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병원계의 건의를 수용해 전공의 정원 감축 시기를 조정한 것이다. 정부에서 병원계를 배려한 것이기 때문에 잘 준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진료과목별 전공의 쏠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부터 의사국가시험 합격자 수와 전공의 정원을 맞추는 전공의 정원 구조 합리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3년 인턴 344명, 레지던트 202명의 정원이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인턴 정원은 2016년까지 매년 68명씩, 레지던트 정원은 2014년 146명, 2015년 141명 2016년 148명씩 감축해 왔다. 

여기에 2017년에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이 각각 68명과 151명 감축되면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이 3,186명으로 일치하게 된다.

병원협회는 이처럼 전공의 정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오는 12월 23일부터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되면 수련병원 전체적으로 14만4,299시간의 업무공백이 발생하게 된다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지난 8월에는 2017년도 전공의 정원감축 계획 철회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복지부에 전달했다. 

병협은 의견서를 통해 "매년 전공의 정원이 감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을 골자로 하는 전공의 특별법 시행까지 겹쳐 심각한 진료공백이 우려된다"면서 "실효성있는 대체인력 확보 및 수련비용 지원방안 강구와 함께 2017년도 전공의 정원 감축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애초 복지부는 올해 6월까지만 하더라도 전공의 정원 구조 합리화 정책을 2017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 확고한 듯했다. 그러나 병원계의 요구를 50%만 수용하는 식으로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서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의사협회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대전협 기동훈 회장은 "전공의 정원 감축계획의 1년 유예를 결정한 복지부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병원계가 어려운 것과 전공의 정원 감축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경영이 어렵다면 다른 방식으로 보전해주는 게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기 회장은 "병원계는 전공의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는 수련을 포기하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재정이 어려우니 정원 감축을 유예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이런 주장을 수용한 복지부도 책임 있는 정책 추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의사협회의 반응도 격했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전공의 정원과 관련한 문제는 수련환경개선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협의체 논의도 없었고, 의협과 대전협에 아무런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병협에 통보했다고 하니 기가막힐 노릇"이라며 "이 문제는 절대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