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감염 위험이 있는 의료폐기물을 불법으로 폐기한 요양병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은 환자의 배설물과 분비물이 묻은 일회용 기저귀, 패드 등을 종량제 봉투 등에 넣어 일반 생활쓰레기로 불법 처리한 노인요양병원 등 13곳을 적발하고, 이 중에서 10곳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나머지 3곳은 관할 구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고 7일 밝혔다.
폐기물관리법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의료폐기물은 배출자가 스스로 처리하거나 폐기물처리업자에게 위탁 처리해야 한다.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경우 평균 처리비용은 ㎏당 1,000원으로 20㎏의 폐기물을 정상 처리할 경우 평균 2만원이 든다.
그러나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면 1,250원이면 된다.
특사경은 지난 2015년 11월 일부 노인요양병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의료폐기물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서울시내 노인요양병원 등 60곳을 상대로 기획수사를 벌였다.
폐기물의 배출에서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관리하는 올바로시스템(www.allbaro.or.kr)을 통해 눈에 띄게 배출량이 적은 병·의원을 특정하고 진료시간 이후 주차장, 일반 쓰레기 배출장소 등에 내 놓은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야간·심야 시간대에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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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금천구 A요양병원은 간병인에게 일회용 기저귀 중 배설물이 많이 묻은 것만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불법 배출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병원은 특사경이 단속에 나서자 종량제 봉투를 외부인 출입통제 지역에 넣고 자물쇠로 잠그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하려다 덜미가 잡혔다.
특사경은 "A요양병원은 적발 전에는 의료폐기물이 월 72㎏이 나오다가 적발 후에는 3,940㎏로 55배나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노원구의 B요양병원은 배설물이 묻은 기저귀를 바로 종량제 봉투에 넣으면 냄새가 나고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저귀 여러 개를 봉지에 넣고 다시 종량제 봉투에 넣는 방법으로 불법 배출하다 적발됐다.
정신과 진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진료하는 관악구 C의원은 의료폐기물이 담긴 종량제 봉투를 세탁기에 넣어두고 단속을 피하려다 적발됐다.
특사경은 ▲감염 위험이 있는 의료폐기물을 생활쓰레기로 불법 처리한 병·의원 9곳 ▲ 의료폐기물 처리계획 확인을 받지 않은 폐기물을 수집·운반한 업체 1곳 ▲의료폐기물 전용용기를 재사용하는 등 폐기물 보관기준을 위반한 병원 3곳을 적발했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13곳에서 불법 처리한 의료폐기물이 157t에 이른다"며 "의료폐기물은 배출부터 최종처리까지 광역적으로 발생하는 전 과정을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상시 모니터링 하는 등 과학적인 정보수사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병·의원은 물론 동물병원, 시험·연구소 등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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