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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풍부한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무상의료체계를 유지해 온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이 정부의 의료비 지출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의료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일부 중동 국가는 한국의 건강보험시스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6일 오후 바레인 국가보건최고위원회와 '바레인 국가건강보험시스템 개혁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심평원은 작년 3월 바레인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작년 10월에 사업수행 의향서(LOI)를 맺고 실무협의를 지속해 왔다.
심평원은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오는 4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2년 8개월 간 국내 IT시스템 개발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바레인 내 의약품 관리, 건강보험 정보, 의료정보활용 등 3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사업비는 총 155억원이다.
바레인은 국가 재정을 통해 대부분의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영국 국가보건의료체계(NHS) 형태의 의료제도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존 제도를 기반으로 본인부담 도입, 건강보험 등 새로운 재원조달시스시템 도입을 통한 다양한 의료제도 개혁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체결식 참석차 방한한 바레인 국가보건최고위원회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 알-칼리파 의장은 "이제 중동에서도 무상의료서비스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며 "보건의료 지출 효율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후, 이를 이웃 중동국가로 확산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손명세 심평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원조가 아니라 외국 정부예산으로 구매되는 국내 최초 건강보험 시스템 수출계약"이라며 "바레인 국가의료체계 안에 한국 의료서비스 지출관리시스템을 접목하는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레인을 비롯해 중동의 걸프만(The Gulf)을 접하고 있는 'GCC 6개국'(사우디·쿠웨이트·UAE·카타르·오만·바레인)은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전국민 대상의 무상의료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면서 의료보장 시스템의 개혁을 모색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 하려는 분위기가 돈다.
앞서 오만은 지난 2015년에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50만불 규모의 '건강보험 도입 전략 컨설팅'을 받았다.
오만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무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정부의 재정부담, 외국인 대상 의료보장제도 부재, 주변 GCC국가들의 건강보험제도 도입 등 국내외 환경변화로 인해 새 건강보장제도의 도입을 모색해 왔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이 컨설팅을 통해 한국의 경험에 근거한 사회보험제도(SHI) 모델 및 구체적 시행방안을 제안했고, 오만 보건부는 이를 기반으로 의료보장제도 개혁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개혁을 모색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한-사우디 보건부 간 협력합의서(Framework of Cooperation)를 맺고 한국의 건강보험 운영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로 했다.
쿠웨이트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방문 비자를 발급받고 자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서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현재 쿠웨이트 정부는 자국민에게는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년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는 연간 최소 175불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징수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공공의료 분야에서 정부의 의료비 지출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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